스튜디오원이 버전 7로 업데이트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프라임, 아티스트, 프로페셔널로 등급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프로 하나로 단일화되었고, 구독제를 더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가격 정책 또한 변경되었습니다.

버전 7에서 여러 가지 신기능들이 추가되었지만, 모든 신기능들을 단순 나열하기 보다는, 초보자 입장에서 제가 즐겨 쓰는 기능 위주로, 기존에 있던 유용한 기능들과 함께 신기능들 몇 가지를 리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스템 분리(Stem Separation)

 

AI 기반 스템(Stem) 분리 기능이 새로 생겼습니다. 스템을 분리하기 위해 다른 툴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할 필요 없이 스튜디오원 안에서 기존 곡을 보컬, 드럼, 베이스, 그 외 등 네 가지 파트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Extension 형태로 제공되는데, 설치 용량이 윈도우용의 경우 844MB 정도 됩니다.
스템 분리 기능은 커버곡 작업하시는 분들이나 곡을 카피하는데 특정 악기 파트가 잘 안 들려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곡으로 스템 분리 기능을 테스트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분리된 결과가 좋아서 놀랐습니다. 곡을 스템으로 분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다소 긴 편입니다. 4분 30초짜리 곡을 보컬과 그 외 즉, MR로 분리하는데 약 1분 5초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2. 정밀해진 템포 감지(Tempo Detecting)

 

스튜디오원에서 템포를 측정하려면 탭 템포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멜로다인을 이용했었는데 자체적으로 오디오에서 템포를 감지해 내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템포 감지 기능을 실행하면 쳄포 정보를 분석하면서 이벤트의 앞부분에 씽크 포인트(Sync Point)까지 표시해 줘서 박자를 그리드에 쉽게 맞출 수 있습니다. 템포가 일정하지 않은 곡이나 샘플이라도 분석된 템포 정보를 템포 트랙으로 쉽게 매핑할 수 있어서 아주 유용합니다.

 
 

 
3. 리플 편집(Ripple Edit) 모드 지원

 

리플 편집 모드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이나 단일 트랙 오디오 편집 프로그램에서 흔히 사용되는 편집 모드입니다. 타이밍이나 박자가 중요한 음악 작업에서는 쓸 일이 거의 없지만, 대화 녹음, 오디오북, 팟캐스트 같은 소스를 편집할 때는 반드시 필요한 편집 모드입니다. 리플 편집 모드로 전환되면 이벤트나 선택 영역을 삭제하면 삭제된 곳이 빈 공간으로 남지 않고 뒤에 있는 이벤트들이 당겨져 와서 빈 공간을 메꿔주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벤트나 선택 영역을 삽입 또는 붙여넣기를 한다면 뒤에 있는 이벤트들이 필요한 만큼 뒤로 밀려나서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리플 편집 모드가 지원되면 대화 녹음, 오디오북, 팟캐스트 등을 편집할 때 작업하기 편하고 작업 속도도 배가됩니다. 이렇게 유용한 기능임에도 모든 DAW가 이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4. 클립 게인 엔벨로프(Clip Gain Envelope)

 

클립 게인 엔벨로프는 시그널 플로우 상 트랙/채널의 볼륨 페이더나 인서트단보다 앞선 이벤트 클립 레벨에서 볼륨을 오토메이션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각각의 이벤트별로 이 기능을 키거나 끌 수 있으며, 이 기능을 활성화한 경우 이벤트 위에 바로 볼륨 오토메이션을 그릴 수 있습니다. 볼륨 오토메이션 커브에 따라 웨이브폼의 모양이 바로 커지거나 줄어들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다이나믹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5. 인터페이스 한글 지원

 

영어에 울렁증이 있는 DAW 입문자분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메뉴, 툴바, 메시지 등 스튜디오원의 유저 인터페이스가 모두 한글화되었습니다. 영어 매뉴에 길들여진 기존 사용자분들에게는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겠으나, 스튜디오원으로 DAW에 입문하는 한국의 신규 유저들에게는 DAW의 진입장벽을 낮춰줄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UI 한글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레퍼런스 매뉴얼까지 한글화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오프라인 액티베이션 가이드와, 퀵 스타트 가이드만 한글화되어 있습니다.

 
 

 
6. UI 커스터마이징

 

툴바, 인스펙터, 트랜스포트, 브라우저를 자기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용도에 맞게 미리 만들어진 4개의 프리셋이 제공되며, 자신이 만든 설정값을 프리셋으로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프로젝트(Song)를 새로 시작할 때, 커스터마이징 프리셋을 선택해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구성 요소 중 특정 요소를 표시할지 표시하지 말지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데, 구성 요소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순서까지 바꿀 수 있다면 더 사용자 친화적일 것 같습니다.

 
 

 
7. 글로벌 트랜스포즈(Global Transpose)

 

사소한 기능일 수 있는데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 추가인 것 같습니다.
인스펙터에서 팔로우 글로벌 트랜스포즈 항목을 체크해 둔 트랙들은 메인 윈도우 하단 트랜스포트 바 오른쪽에 있는 트랜스포즈에서 숫자를 바꾸면 일괄적으로 키가 바뀝니다. 드럼이나 퍼커션 트랙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트랙을 클릭 한 번에 키를 바꿀 수 있어서 정말 편하고 좋습니다. 

 
 

 
8. 스원에서 프리소너스 오인페 기능 제어

 

프리소너스에서 출시한 오디오인터페이스들 중에서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은 오디오 인터페이스 전용 컨트롤 앱을 사용하지 않고도 스튜디오원의 믹스 콘솔에서 바로 프리앰프 게인을 조절할 수 있고, 하이패스 On/Off, 팬텀파워 On/Off, 오토게인 설정 등과 같은 기본적인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정말 편리합니다. 첨부된 움직이는 GIF는 PreSonus Quantum ES2 오디오인터페이스를 스튜디오원 믹스 콘솔에서 직접 제어하는 모습입니다.

 
 

 
9. 멜로다인 이센셜(Melodyne Essential)

 

스튜디오원 프로 7 사용자에게는 Celemony Melodyne 5 Essential 버전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Melodyne은 Antares Auto-Tune과 함께 보컬 튠 프로그램의 양대산맥입니다. Essential 버전이라 다소 기능 제약이 있지만 매크로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보컬 레코딩에 갓 입문한 완전 초보자라도 쉽고 빠르게 기본적인 수준의 보컬 튠은 할 수 있습니다.

 

 

 
10. 타사 DAW 단축키 그대로 사용 가능

 

다른 DAW를 사용하다가 스튜디오원으로 넘어오신 분들이 스튜디오원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Cubase, Logic, Pro Tools, Cakewalk, Ableton Live, FL Studio 등의 단축키 셋을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만약 Cubase를 오래 사용해서 Cubase 단축키가 익숙하시다면 옵션 > 키보드 단축키 > 키보드 매핑 구성에서 Cubase를 선택하면 Cubase 단축키 그대로 스튜디오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1. 편의성이 높아진 브라우저

버전 6까지는 브라우저가 화면 우측에 고정되어 있었으나, 버전 7로 업데이트되면서 독립된 창으로 분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브라우저의 크기 또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서 가로 폭을 늘리면 샘플의 파형과 BPM, 길이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스타일, 악기, 캐릭터, 일반 등 태그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검색의 편의성을 높여주며, 작업 중인 곡의 템포에 맞춰서 샘플을 재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총평 및 마무리

 

Ableton Live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은 런처(Launcher), 샘플을 즐겨 쓰는 작업자들에게 너무나 편할 것 같은 Splice 통합, 새롭게 추가된 Deep Flight One 같은 가상악기들, 이 외에도 새로 추가되거나 기능이 개선된 여러 가지 항목들이 있지만 제가 자세하게 살펴보지 못했고, 즐겨 쓰는 기능도 아니라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제 나름의 기준으로 살펴본 바, Studio One Pro 7은 “One DAW for All”이라는 홍보 문구에 걸맞게 뮤지션이나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필요한 기능들을 두루 갖춘 다재다능하면서 사용하기도 편한 최고의 DAW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곡을 만들고 믹싱을 하기 위한 Song 페이지는 기본이고, 마스터링을 하기 위한 Project 페이지, 라이브 퍼포먼스를 위한 Show 페이지까지 갖추고 있어서, 그야말로 공연은 물론 녹음부터 CD 제작까지 모든 작업을 스튜디오원 하나로 끝낼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원의 오랜 사용자로서 바라는 게 있다면, 신기능 추가는 메이저 업데이트 버전에서만 하고, 거의 한 달 주기로 이루어지는 마이너 업데이트에서는 버그 패치와 안정성 향상에 주력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분기별로 이루어지는 신기능 추가는 보통 버그도 동반하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7.1, 7.2 버전에서 추가될 신기능들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구독제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사용자 입장에서는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구독제에 힘을 실어주면서 영구 라이센스의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은 환영할만 하지만 무료 버전인 프라임 버전을 없애버린 것은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Posted by 백조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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