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홈레코딩(집에서 비교적 저렴한 장비로 녹음하는 것)하는 분들이
사운드카드나 오디오인터페이스의 스펙에 나와있는 24Bit/192KHz 지원이라는 문구를 보고,

녹음을 할 때 24Bit/192KHz로 셋팅해서 녹음을 해보고 나서는,
생각 만큼 음질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푸념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작성한 글입니다.

 

위의 스펙과 음질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오디오 세계에서 말하는
샘플레이트(Sample Rate)와 샘플비트(Sample Bit 또는 Beat Depth)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속성의 유무입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아날로그 신호들은 연속적인 신호이지만, 컴퓨터 안에 존재하는 디지털 신호들은

불연속적인(2진수로 표시되는 정수값) 신호입니다.

디지털 신호들은 이런 불연속성 때문에 해상도라는 개념이 필수적으로 따라 다닙니다.


소리에 있어서 해상도는 두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음높이(주파수)에 대한 해상도이고,
나머지 하나는 소리의 크기(볼륨)에 대한 해상도입니다.

주파수(음높이)의 해상도는 Hz로 표시하고, 볼륨에 대한 해상도는 bit로 표시합니다.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화 한다는 얘기는(ADC)

연속적으로 변하는 소리의 주파수와 볼륨 값들을 조각내서 불연속적인 정수값으로 바꾼다는

얘기가 됩니다.(양자화)

이때 1초 동안의 연속적인 소리를 몇 조각으로 쪼개서 디지털화 했는가를 말하는 값이

샘플레이트(단위는 Hz)이고,
쪼개진 각각의 신호 조각들이 가진 소리의 크기 값을 또 몇 단계로 분류해서 숫자로 바꿨는가와 관련된 값이

샘플비트(비트뎁스, 단위는 bit)입니다.

 

1초 동안의 소리를 얼마나 세밀하게 쪼개서 디지털화했는지는 즉,

샘플레이트는 온전하게 담을 수 있는 주파수 범위와 관련이 있습니다.
나이퀴스트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가청 주파수 범위인 20 - 20000Hz까지 온전하게 디지털화하기 위해서는

20000Hz의 2배인 40000 조각 이상으로 1초를 쪼개서 디털화해야 한다고 합니다.

 

소리의 크기 변화를 몇 단계로 분류해서 디지털화했는지를 의미하는 샘플비트(비트뎁스)는

볼륨의 변화폭인 다이나믹 레인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샘플비트수가 증가하면 다이나믹 레인지도 넓어집니다.

 

이런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오디오 CD 규격이 16Bit/44.1KHz로 정해졌습니다.
16Bit의 의미는 볼륨(크기)의 변화를 2의 16승인 65536단계로 분류해서 지지털화했고
(최대 다이나믹 레인지 96dB),
44.1KHz의 의미는 1초 동안의 소리를 44100 조각으로 쪼개서 디지털화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온전하게 담겨진 주파수 범위는 44100의 절반인 22050Hz까지입니다.
인간의 가정주파수 한계인 20000Hz보다 약간 더 높은 주파수 범위까지 온전히 CD에 담깁니다.

 

DVD는 보통 1초 동안의 소리를 48000 조각내서 디지털화합니다. 그래서 24000Hz 주파수 범위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자 그럼 24Bit/192KHz 지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24Bit는 소리의 볼륨의 변화를 2의 24승 단계로 분류해서 디지털 신호로 바꿀 수 있고
(최대 다이나믹 레인지 144dB)
192KHz는 나이퀴스트 이론에 따라 192K의 절반인 96KHz 주파수까지 온전하게 디지털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해상도가 증가하면 화질이 증가하듯이 음질도 증가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이상으로 해상도가 증가하게 되면 그 이상으로 해상도가 증가해도

음질 향상이 느껴지지 않게됩니다.

 

우리가 해상도 변화에 따른 음질 변화를 쉽게 체감할 수 있는 한계값이 오디오 CD의  해상도인

16Bit/44.1KHz로 보입니다.

 

16Bit의 소리를 8Bit로 바꿔보면 음질 열화가 엄청 심하게 느껴지지만
16Bit와 24Bit의 차이는 그 차이가 미미합니다.

마찬가지로 22.05KHz와 44.1KHz의 차이는 누구나 알 수 있게 티가 나지만
44.1KHz와 48KHz 또는 96KHz와의 차이는 아주 미미합니다.

(보통 황금귀를 갖고 태어난 일부 축복받은 분들만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즉, 해상도를 필요 이상으로 높인다고 해서 높인 만큼 음질 향상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고

컴퓨터나 오디오인터페이스가 처리해야할 데이터만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어차피 20KHz 이상의 고음은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영역의 주파수입니다.
보통 20KHz 이상의 소리는 청각 + 기타 감각의 조합을 통해서 느껴진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96KHz나 192KHz로 샘플레이트를 설정해도 보통 사람들이 음질 향상을 체감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음향 상황이 열악한 홈레코딩에서 192KHz로 녹음한다는 것은 그냥 장비만 혹사시킬뿐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하물며 초당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kbps)가 엄청나게 작은 인터넷 방송에서 음질을 좋게 한다고
192KHz로(참고, 192kbps가 아닙니다.) 송출한다는 것은 더더욱 무의미합니다.
(TV방송도 이렇게 높은 샘플레이트로 송출하지는 않습니다.)

 

 

홈레코딩은 24Bit/44.1KHz나 24Bit/48KHz로도 차고 넘칩니다.

 

그럼 192KHz 지원 스펙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이냐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96KHz 또는 192KHz로 녹음된(아니면 업샘플링을 해서서 얻어진) 소스에

이펙터를 먹이면 44.1 이나 48KHz에 먹일 때보다 지저분해지지 않고 깔끔하게 먹는다고 합니다.

 


참고. 샘플비트에 따른 이론적 최대 다이나믹 레인지(dB)는 비트수 * 6dB 입니다.

Posted by 백조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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